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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신재환 “서정이 덕에 금, 이젠 내가 그 기운을 주고 싶어요”

“(여)서정이 덕분에 금메달 땄습니다. 이제 제가 이 기운을 전달하고 싶어요.” 새로운 ‘도마의 신’ 신재환(23·제천시청)과 ‘도마 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을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만났다. 지난 2일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딴 신재환은 가방 속에서 금메달을 꺼내 보여줬다. 그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한 번 만져보세요”라고 기자에게 권유했다. 폐가전으로 만들어서인지 다른 올림픽 메달보다 묵직했다. 신재환은 “서정이로부터 메달을 딴 기운을 받아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앞으로는 내가 그 기운을 주고 싶다”며 웃었다. 여서정은 지난 1일 대회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처음으로 획득한 메달이었다. 전날까지 긴장했던 신재환은 “서정이와 주먹을 부딪치며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경기 시작 전 땀을 뻘뻘 흘리며 긴장했던 신재환은 1차 시도에서 불안하게 도약했지만, 깔끔하게 착지했다. 그는 “어제 결승 영상을 보고 내가 긴장한 걸 알았다. 사실 1차 시기에서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착지 때 몸이 바로 서졌다. 정말 신기했다”며 웃었다. 이날 신재환은 여서정을 만나 다시 한번 “고맙다”고 했다. 그러자 여서정은 “이게 금메달이구나”라며 결승 경기 전 그랬던 것처럼 싱긋 웃으며 신재환과 주먹을 맞댔다. 신재환은 여서정의 아빠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50) 경희대 교수가 만든 기술 ‘여2’를 구사해 금메달을 땄다. KBS 해설위원으로 신재환 경기를 중계한 여 교수는 “신재환 선수, 정말 축하한다. 솔직히 부럽다”고 했다. 여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도마에서 준우승했다. 뒤늦게 이 이야기를 들은 신재환은 “여 교수님이 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고 도쿄로 갔다. 그 모습이 정말 부러웠고, 나도 잘하고 싶었다.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여 교수는 여서정의 경기도 해설했는데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아아악!” 하고 소리 지르며 기뻐했다. 여서정은 도쿄에 가기 전 “올림픽 메달을 따면 아빠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3일 집에 돌아오자마자 약속을 지켰고, 그 장면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여 교수는 여서정의 메달을 걸고 자신이 애틀랜타 대회에서 딴 메달을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 여서정은 “열심히 해서 나중에 아빠를 이기겠다”고 새로운 목표를 선언했다. 여 교수는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에 가기 전 서정이가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가고 싶다고 했다. 신기술을 하나 더 연습하고 있다고 하더라. 이게 완성된다면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주위에서 말한다. 자만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신재환과 여서정은 한국 체조의 현재이자 미래를 이끌 선수다. 올림픽 후에도 쉴 틈이 없다. 10월 일본 기타큐슈에서 세계체조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오는 19일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 나갈 수 있다. 신재환은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올해 남은 목표가 하반기 세계선수권 입상이다. 조금만 쉬고 나서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서정도 아직 세계선수권을 정복하지 못했다. 도마에서 2018년 5위, 2019년 8위를 기록했다. 여서정은 “이번 올림픽 입상을 발판 삼아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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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정 "아빠(여홍철) 목에 메달 걸어드렸어요"

'도마 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도마의 신' 여홍철(50) 경희대 교수 목에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걸어드렸다. 여서정은 3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아빠 여 쿄수 목에 메달을 걸어드렸다. 여서정은 "아빠 목에 메달 걸어드리기. 아빠 메달 옆에 내 메달"이라는 글과 함께 인증샷을 올렸다. 여 교수는 자신이 딴 수많은 메달 중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도마에서 따낸 은메달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여서정은 항상 "아빠를 따라 나도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고 했다. 여 교수도 "딸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것"이라고 했는데 말대로 이뤄졌다. 여서정은 지난 1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메달로 여서정은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아울러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아버지의 뒤를 이으며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0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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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신재환 동점인데 왜 우승? 아리송한 올림픽 점수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보는 종목들이 많다 보니 점수 보는 법을 몰라 아쉬울 때가 있다. 기계체조, 높이뛰기 등 평소에는 잘 접하지 못한 종목에서 선전했는데 이긴 줄 몰라서 한 박자 늦은 환호를 보내기도 했을 것이다. 도대체 그 선수는 어떻게 금메달을 땄을까. ━ 도마 신재환, 2차 시기 최고 점수라 우승 남자 기계체조에서 귀중한 금메달이 나왔다. 신재환(23·제천시청)이 2일 도마 결선에 출전해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받았다.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뤘다. 과연 신재환이 금메달인지 알 수 없어 현장에서도 긴장한 눈치였다. 일부 중계 해설진은 "신재환의 난도가 더 높기 때문에 우승"이라고 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난도 6.0점, 2차 시기에서 난도 5.6점 기술을 실시했다. 반면 아블랴진은 1, 2차 모두 5.6점 난도를 수행했다. 하지만 국제체조연맹(FIG) 동점자 규정에는 ①1, 2차 시기 최종 점수 중 더 높은 최종 점수가 있다면 우위, 그것마저 똑같다면 ②실시 점수(E점수)가 높으면 우위, 그것도 똑같다면 ③난도 점수가 높으면 우위 라고 되어 있다. 만약 이 모든 점수가 똑같다면 ④예선 최종 순위를 따져본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 14.733점, 2차 시기에는 14.833점을 받았다. 반면 아블랴진은 1차 시기에 14.766점, 2차 시기에 14.800점을 받았다. 4개의 점수 중 신재환의 2차 시기가 가장 높은 점수였다. 그래서 1위가 됐다. 국제 심판 자격이 있는 이주형 공주대 교수는 "해설진의 경우 최종 점수를 바로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미리 제출하는 난도 점수를 보고 신재환이 우위에 섰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상혁 선전한 높이뛰기 우승자는 왜 2명? 우상혁(25·국군체부대)이 지난 1일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으며 전체 13명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1997년 이진택이 세운 한국 신기록(2m34)을 경신하며 화제가 됐다. 그런데 이 경기에선 금메달리스트가 2명이나 나왔다.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2m37의 기록으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육상에서 공동 금메달이 나온 것은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 육상 5종·10종 경기 이후 109년 만이다. 두 선수는 2m37를 모두 1차 시기에 넘은 뒤 2m39에 도전했지만 3차 시기까지 모두 실패했다. 성공 시기를 참고해 후반 기록이 더 좋은 선수가 이기는 데, 역시 동률이었다. 두 선수는 주최 측이 제안한 '점프 오프'를 통해 끝까지 단독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직전 기록으로 높이를 낮춘 뒤 두 선수가 모두 성공하면 높이를 높이고, 둘 다 실패하면 높이를 낮추는 식으로 둘 중 한 명이 실패할 때까지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끝까지 우승을 다투지 않고 같이 금메달을 받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 높이뛰기 은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 양궁 슛오프 똑같은 10점인데 누가 이긴 거지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이 함께 출전한 지난달 26일 양궁 남자 단체전 일본과 준결승에서 4세트까지 4-4로 승부를 내지 못해 슛오프로 갔다. 슛오프에선 팀원 한 명당 한발씩 총 3발을 쏜 후 합계 점수가 높으면 이긴다. 슛오프에서도 양팀은 28-28로 팽팽했다. 슛오프에서도 동점이 나오면 정중앙에 가장 가깝게 쏜 화살을 기준으로 승리팀을 정한다. 그중 김제덕의 화살이 가장 가까웠다. 김제덕의 화살이 중앙에서 3.3㎝ 위치에, 일본의 중앙에서 가장 가까운 화살은 5.77㎝에 자리했다. 약 2.4㎝ 차이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8.0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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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홍철2’ 업그레이드, 도약하는 ‘도마 공주’

‘도마 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도쿄올림픽 히든카드를 준비했다. 아빠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전설적인 기술 ‘여홍철2’를 보고 만든 기술 ‘여서정’을 꺼낼 예정이다. 여서정은 지난 25일 대회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기록, 전체 5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1차 시기에서 난도 5.8점, 2차 시기에서 난도 5.4점 동작을 선보였다. 1~4위 선수들은 난도 6.0점 기술을 하나씩 구사했다. 사실 여서정은 이들보다 더 높은 6.2점 난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여서정’ 기술이다. 한충식 대한체조협회 부회장은 “결선 진출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기술을 시도했다. 예선에서 상위 선수들이 6.0 난도를 뛰었기 때문에, 여서정도 결선에선 여서정 기술을 쓸 것이다. 이 기술만 성공하면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여서정 기술은 도마를 짚은 뒤 몸을 공중에서 두 바퀴 비트는 동작이다. 이 기술의 원천은 여 교수가 선수 시절 만든 ‘여홍철2(여2)’다. 여서정 기술에서 몸을 반 바퀴 더 비틀면 아버지 여 교수가 지난 1994년 만든 ‘여2’가 된다. 당시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로 평가받았던 여2는 요즘에도 남자 선수들이 자주 구사한다. ‘도마 샛별’ 신재환(23·제천시청)도 이번 대회 도마 예선에서 ‘여2’를 수행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여2’의 난도는 5.6점. 그렇다고 ‘여2’ 기술이 여서정 기술보다 못하다고 평가할 순 없다. 한윤수 전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위원은 “남녀 기술 점수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또 남자 도마(135㎝)가 여자 도마(125㎝)보다 10㎝ 높다. 남자 선수들은 높은 도마를 짚기 위해 더 빨리 달려 구름판을 힘차게 밟아야 한다. 더 높이 뛰고, 체공시간도 길어진다. 여서정이 ‘여2’ 기술을 수행하는 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서정도 “아빠 기술을 보고 있으면 놀랍다. ‘어떻게 저 기술을 할까’ 하는 생각만 든다”고 감탄했다. 여서정은 여홍철이 도마 은메달을 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동영상을 종종 봤다. 당시 여홍철은 ‘여1’, ‘여2’ 기술을 시도했는데 착지 때 하체가 무너지며 금메달을 놓쳤다. 25년 후 딸도 착지를 걱정한다. 그는 “‘여서정’ 기술의 성공률이 높지 않다. 착지가 불안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착지가 잘 되려면 공중 동작이 잘 이뤄져야 한다. 공중에 올랐을 때 몸을 ‘I’자로 만들어 돌아야 한다. 몸을 반듯하게 만들지 못해 회전이 빨리 풀리면 착지 때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 교수는 “서정이 도마 뛰는 것을 봤는데 공중에서 허리가 ‘C자’로 굽는다”고 분석했다. 체조 기술을 연구하는 송주호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여서정은 공중에서 턱이 살짝 들어 올려지는 게 아쉬웠다. 하지만 최근 1년간 훈련하면서 공중 동작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도마 여자 결선은 다음 달 1일 오후 5시 45분 시작한다.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 한 부회장은 “결선에 오른 선수들 모두 실력은 비슷하다. 경기 일에 긴장감을 잘 떨치고, 준비한 기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메달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회 여자 기계체조에서 6관왕을 노렸던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4·미국)도 지난 27일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심리적인 압박감 탓에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여 교수는 “나도 올림픽에서 도마를 뛰는 순간까지 긴장했다. 모두 그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여서정도 도쿄로 떠나기 전 “긴장되지만 연습한 대로 잘하고 오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29 07:53
스포츠일반

'도마 남매' 양학선·여서정, '이름값' 해야하는데

'도마 황제' 양학선(29·수원시청)와 '도마 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에게는 본인의 이름을 딴 신기술이 있다. 양학선은 지난 2011년 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3바퀴 비트는 신기술(난도 6.0)을 본인의 아이디어로 만들었다. 양학선 이름이 붙여졌고 줄여서 '양'이라 불렸다. 그로부터 8년 후인 2019년 여서정은 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2바퀴 비트는 신기술(난도 6.2)을 성공시켰다. 역시나 독보적인 기술로 '여서정' 이름이 붙었다. 체조 전문가들은 "난도 6점대가 가장 높은 기술이다. 양학선과 여서정이 자신의 이름이 붙은 난도를 성공시키면, 어느 국제대회를 나가도 무난하게 메달권"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양학선과 여서정이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학선은 오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하다 보니 한동안 '양학선' 기술을 뛰지 못했다. 1~2번 정도는 제대로 뛸 수 있지만, 수차례 뛸 경우에는 제대로 구사하기 힘들다. 여서정도 5번 정도 하면 1~2번 성공하고 있다. 한충식 대한체조협회 부회장은 "예전처럼 어쩌다 한 번 성공으로 메달을 따는 시기는 지났다. 5번 뛰면 4번 정도는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학선이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움닫기를 개선해야 한다. 햄스트링 부상 트라우마로 인해 빠르게 달려 발을 굴러야 하는데 주춤하는 경우가 있다. 양학선의 신기술 완성을 도운 송주호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심리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중에서 비트는 기술을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도움닫기만 잘하면 완벽한 '양학선' 기술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양학선의 도쿄올림픽 출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한체조협회는 9일 회의를 열어 양학선의 도쿄행을 결정할 예정이다. 여서정은 공중 동작이 아쉽다. 공중에 올랐을 때 몸을 'I'자로 만들어 돌아야 착지까지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몸을 반듯하게 만들지 못해 회전이 빨리 풀려 착지 때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서정 아버지인 '도마 전설' 여홍철 경희대 교수도 “서정이 도마 뛰는 것을 봤는데 공중에서 허리가 ‘C자’로 굽는다"고 분석했다. 송주호 교수는 "공중에서 턱이 살짝 들어올려지는 모습이 보였는데, 아주 많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양학선에게 도쿄올림픽은 체조 인생 마지막 올림픽 무대일 수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이후 부진했던 모습을 뒤로하고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고 떠나고 싶어 한다. 여서정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에서 은메달을 딴 아버지 여홍철 교수의 아쉬움을 날릴 기회다. '양학선' '여서정' 기술이 이름값을 해야 할 때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07.07 14:18
스포츠일반

도마 남매 양학선·여서정, 도쿄서 함께 금빛 연기를

내년 7월 24일 개막하는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이 이제 꼭 1년 남았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진천선수촌 등지에서 1년 뒤 영광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훈련과 대회 출전 등으로 한여름 더위마저 잊은 이들을 만나봤다. “(여)서정이가 우주 대스타라 같이 인터뷰도 하네. 고마워.”(양학선) “어머, 학선 오빠, 민망하게 왜 그래요. 오빠가 더 스타예요!”(여서정) ‘도마의 신’ 양학선(27·수원시청)이 도마 위로 펄쩍 뛰어올라 앉으며 말문을 열자, ‘도마 공주’ 여서정(17·경기체고)이 부끄러운 듯 손사래를 치며 그 옆에 앉았다. 둘은 오누이처럼 포즈를 취했다. 양학선이 “포즈가 모델 같네”라고 칭찬하자, 여서정이 “아이참, 촬영 잘 못 해요”라며 겸연쩍어했다. 지난 10일 진천선수촌 체조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둘은 깔깔거리며 즐거워했다. 동네에서 흔히 마주칠 것 같은 둘은 기계체조 도마 종목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0세의 나이에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여서정은 16세였던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둘은 도쿄올림픽에서도 금메달 기대주다. 양학선은 런던올림픽 전과는 달리 무덤덤해 보였다. 그는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려서 도쿄올림픽이 먼 이야기 같다”고 했다. 양학선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오른쪽 허벅지 부상 탓에 은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렸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이번엔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오른손 손등 골절상까지 당했다. 양학선은 “연기할 때 주로 왼쪽으로 턴을 하다 보니 몸이 왼쪽으로 비틀어져 있다. 균형을 맞추려고 오른쪽에 힘을 싣다 보니 오히려 오른쪽을 많이 다치는 것 같다. 재활이 힘들어 2년 전에는 은퇴할 마음마저 먹었다”고 고백했다. 양학선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금메달로 부활을 알렸다. 올해 3월에는 국제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했다. 그를 다시 뛰게 한 건 ‘오기’였다. 그는 “몇 년 동안 아프기만 하니까 주변에서 ‘꾀병’이라고 생각하더라. 그런 눈초리를 받으니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좀비’처럼 살았다. 재활이 너무 힘들어 훈련이 끝난 뒤 침대에 쓰러졌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 훈련장에 나갔다. 동료들과 훈련 스케줄이 달라, 혼자 밥 먹고 혼자 운동했다. 외로웠지만 묵묵히 버텼다. 여서정은 “나는 부상을 크게 안 당해서 오빠 심정을 몰랐다. 체조장에서는 전혀 티를 안 내더라. 기술 면에서 크게 앞선 오빠가 부럽기만 했다”며 “만약 오빠처럼 계속 다쳤다면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았을 거다. 잘 이겨내고 돌아온 오빠는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고통의 시간은 양학선을 더욱 성숙하게 하였다. 그는 부상의 경험마저 동료·후배와 숨김없이 공유한다. 한마디로 선수촌 내 ‘부상 상담사’다. 다른 종목 선수들까지 갑작스럽게 부상 당하면 그를 찾아와 고충을 토로한다. 양학선은 “일단 다치면 ‘다 끝났다’는 생각에 절망하게 된다. 그런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고민을) 열심히 들어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여서정에게 양학선은 ‘기술 코치’다. 여서정은 지난 6월 코리아컵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 ‘여서정’(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2바퀴 비틀기·난도 6.2)을 성공시켰다. 성공 뒤에는 양학선의 조언이 있었다. 양학선은 이미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1’(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3바퀴 비틀기·난도 6.0) 기술 보유자다. 여서정은 “학선 오빠 모습을 보면서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여서정은 도마를 짚고 다리를 올릴 때 허리가 지나치게 휘어졌다. 문제점을 힘겨운 노력으로 고쳤다. 양학선은 “도마에 손을 짚은 뒤 어깨 힘으로 다리를 올려야 하는데, 서정이는 그걸 못했다. 오랜 습관이라 고치기 힘들었는데, 정말 많은 훈련으로 결국은 신기술을 성공시켰다”고 칭찬했다. 양학선의 가장 큰 적이 부상이라면, 여서정은 부담감이다. 여서정의 아버지는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48) 경희대 교수다. 여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여서정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정말 부담이 컸고, 많이 떨었다. 무엇보다 내년 올림픽 땐 부담부터 이겨내야 한다”며 “그래야 아빠가 아쉽게 따지 못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내가 따서 아빠 목에 걸어드릴 수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양학선은 “서정아, 넌 나보다 열 살이나 어리잖아. 나보다 체력도 훨씬 좋고. 분명히 금메달을 딸 거야”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 ‘도마의 신’ 양학선 「 출생 1992년 12월 6일 체격 1m60㎝·53㎏ 기술 양학선1(난도 6.0) 입상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 2011년 도쿄 세계선수권 금 2012년 런던 올림픽 금 2013년 앤트워프 세계선수권 금 」 ■ ‘도마 공주’ 여서정 「 출생 2002년 2월 20일 체격 1m50㎝·47㎏ 기술 여서정(난도 6.2) 수상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 」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7.24 08:40
야구

[창간 단독인터뷰] '금메달 아버지' 이종범·여홍철 "정후·서정 아빠 듣기 좋다"

'금메달 아빠'가 만났다.야구와 체조 종목에서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던 이종범(48)과 여홍철(47). 이번에는 그들의 자녀들이 '아버지 명성'의 부담감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고의 정상에 올랐던 아버지들의 마음은 같다. "더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이종범 국가대표 코치와 여홍철 경기대 교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이 코치는 2002 부산아시안게임 5경기에서 타율 0.353(17타수 6안타) 4득점 2도루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여 교수는 자신의 이름을 딴 '여1' '여2' 기술을 선보이며 1994 히로시마·1998 방콕아시안게임 남자 체조 도마 경기에서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이제는 자녀 덕에 '금메달 아빠'가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이종범 코치의 큰아들 이정후(20·넥센)는 야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여홍철 교수의 둘째 딸 여서정(16·경기체고)은 여자 체조 개인 도마에서 각각 우승했다.아버지들은 자녀들의 야구, 체조 입문을 반대했다. 하지만 피는 못 속였다. 아버지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바람의 손자'는 만 스무 살, '도마공주'는 열 여섯 살. 그들의 아버지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특히 그들의 아버지는 현지에서 자녀들의 금메달 획득의 영광을 함께했다. 이종범은 대표팀 코치로 합류했다. '아들' 이정후가 출루하면 '아버지' 이종범과 1루에서 만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여홍철 교수는 방송 해설위원으로 관중석에서 딸의 경기 장면을 지켜봤다. 그래서 기쁨이 두 배였다.선수로서 최고였던 둘은 자녀의 선전 속에 또 하나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이종범-이정후는 한국 야구 사상 최초로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여홍철-여서정 역시 체조 사상 최초로 '부녀(父女)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여서정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32년 만에 여자 체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35년여 전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슬땀을 흘리던 그땐, 여러모로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간스포츠 창간 49주년을 맞아 동반 인터뷰를 요청하자 이종범 코치는 "(여)홍철이와 함께하는 인터뷰라면 꼭 하겠다"고 했다. 여홍철 교수도 "함께하는 인터뷰는 처음이다"며 반겼다. 2시간여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두 사람은 옛 추억을 더듬고, 앞으로를 축복하며 뜨거운 우정을 자랑했다. - 첫 만남을 기억하는지.여홍철(이하 여)= "초등학생 때 이종범 형이 다니던 서림초에 체육관 시설이 갖춰져 있어 우리 학교 체조부가 항상 오후에 훈련하러 갔다. 당시 (선생님께서 체벌을 위한 지시로) 방망이를 빌리러 종범이 형을 많이 찾았다."이종범(이하 이)= "(웃음)체조부는 엄청 많이 맞더라. 야구부도 많이 맞았지만 유니폼을 입은 상태였고, 체조부는 맨살에 많이 맞아 무섭더라. 체조를 안 하길 잘한 것 같다." - 왜 유독 이종범만 찾아 방망이를 빌렸을까.여= "글쎄. 처음 (방망이를) 빌릴 때 종범이 형에게 갔다. 그다음부터는 아는 사람이 형밖에 없어서 계속 찾았다. 인연이 되려니까 그랬던 거지."이= '(웃음)' - 첫인상은 어땠나.이= "조그마한 친구가 도마, 평행봉을 훈련하는 모습을 봤다. 체조도 도움닫기를 위해 빨리 뛰지 않나. 스피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정도면 야구를 했어도 될 것 같더라."여= "농담으로 밖에서 '내가 야구를 했으면 해태 유격수를 했을 거다'라고 말하고 다닌다. 정말 야구를 좋아했다." - 해태 유격수라면 이종범과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이 불가피한데.여= "농담이다. 이 사람(이종범)을 어떻게 이기겠나. 정말 야구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클럽 시간에 야구 수업을 신청했는데 야구부가 없어졌다. 이후 야구부가 다시 생겼고, 양현종(KIA)이 학강초를 나왔더라. 요즘도 사회인야구(여 교수는 여러 종목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사회인리그 챔피언스의 단장을 맡고 있다)를 하면서 유격수를 보고 있다. 예전에 2루수를 볼 땐 심판이 내게 '사회인리그 소속 동호인 중 2루를 가장 잘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이= "그렇다면 수준급 실력이다. 나도 사회인 야구를 해 봤는데 많이 다치고,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라. 사회인 야구에선 안정된 수비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안 그래도 이번에 아시안게임 중계를 다녀온 뒤 네가 바로 사회인리그에서 뛰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곧 시간을 내서 경기장을 찾아가 실력을 점검하고, 한번 평가해야겠다." 여홍철/연합뉴스- 반대로 이종범 코치가 체조를 했다면 어땠을 것 같나.여= "한 종목에 어느 정도까지 올라간 선수는 다른 종목을 해도 잘한다고 생각한다."이= "(여)홍철이를 알고선 '그때 텀블링을 배웠어야 한다'는 아쉬움 속에 훈련했다. '조금만 연습하면 되겠다' 싶었지만 원리를 모르니까. 메이저리그에선 아지 스미스가 홈런 치고 나서 텀블링을 했다. 수비 때나 베이스러닝 때 요령 있게 하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포수가 태그할 때도 텀블링을 해서 피하면 세이프가 되는 상황이 있다. 내가 가진 베이스러닝 기술과 (체조 기술을) 접목했으면 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을 것 같은데. 완전 획기적이었을 텐데 후회된다. 나만의 생각이다." 잠시 끊겼던 두 사람의 인연은 10여 년 뒤 우연히 다시 이어졌다. 여= "우리가 어렸을 땐 통신망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 서로 각자의 길을 걷다 보니 한동안 연락이 안 됐다. 1996년 군 복무 중인 친구에게 면회를 갔다가 정문에서 (이)종범이 형을 만났다. 당시 31사단에서 (방위) 복무 중이었는데 퇴근한다고 하더라."이= "깜짝 놀랐다. 홍철이가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여서 '얘는 군대에 안 들어오는데, 왜 왔지?'라는 생각에…."여= "당시 정말 반가웠고 고마웠다. 나는 언론을 통해 (이)종범이 형의 활약과 소식을 알고 있었다. '과연 날 기억하고 있을까' '날 알아봐 줄까' 싶었다. 그래서 기쁨과 반가움이 두 배였다."이= "그렇게 다시 인연이 됐다. 1996년 10월 17일 광주에서 열린 해태-현대의 한국시리즈 2차전 시구자로 구단에 홍철이를 추천했다. 오래됐네."여= "맞다. 당시 시구자로 나섰다."이= "학창 시절 때는 인생이 이렇게 화려해질지 몰랐다. 어렸을 땐 빈곤했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목표 속에 '헝그리 정신'을 앞세워 열심히 땀을 흘렸다. 홍철이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고, 나는 프로에서 열심히 뛰었고." - 서로의 선수 시절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겠다.여= "야구를 좋아해서 종범이 형, 해태와 관련된 뉴스를 많이 봤다."이= "비록 몸과 마음은 떨어져 있었지만 1996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 때 굉장히 아쉬웠다. 좋아하는 후배였으니까…. 올림픽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염원하며 착지 순간에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요즘도 두 사람은 자주 통화하고, 가끔씩 골프 치는 것도 함께한다. 이야기 주제는 잠시 골프로 흘러갔다. 여홍철 교수가 "야구는 오른쪽에 중심을 두고 때리고, 골프는 좌측에 중심을 놓고 친다. 완전히 다르다. 야구선수들이 (골프 칠 때) 슬라이스가 나오는 이유는 중심을 뒤쪽에 두고 때려서 어퍼스윙이 되는 거다"며 야구와 골프 이론에 대해 한참 동안 얘기를 늘어놓았다. 이종범 코치는 "역시 여 교수, 완전 야구 코치들이 하는 얘기 같아. 야구 이론까지 다 섭렵했네"라며 웃었다. - 이정후와 여서정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연락을 많이 받았을 텐데.여= "지금까지 연락 한 번 안 온 친구한테 갑자기 메시지가 오더라. 와~ '이 친구 살아 있네' 싶었다. 약 300통의 연락을 받았다. 나흘에 걸쳐 답장했다."이= "메달 획득 소식을 접한 뒤 홍철이와 (여)서정이가 함께 나온 사진을 캡처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정말 기쁘더라. 인도네시아 선수촌에서 임도헌 국가대표 배구팀 코치를 만났는데 '서정이 몸은 남다르다. 남자 선수 근육 같다. 무조건 메달을 딸 것 같다'라는 얘기를 하더라."여= "예전에는 여자 체조의 경우 마른 체형의 선수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남자 선수 못지않은 기술이 유리하다. 그래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체조에서 4연패를 차지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처럼 파워풀한 몸매의 선수가 많다. 아시아권 체조가 고전하는 이유도 힘이 부족해서다. 그런데 서정이가 최근 '아빠, 나도 여자고 싶어'라고 하더라." 이= "한창 (외모에) 관심 있는 나이인데. 운동을 안 하면 체중과 근육량은 2~3주면 금방 빠진다고 말해 줘." 여= "네. 만약 아들이 있었다면 야구를 시켰을 거다. 그랬다면 같이 캐치볼도 하고 그랬겠지. 부모가 관심 있는 종목을 시키기 마련이니까." - 자녀의 운동선수 생활을 말리진 않았나.이="사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 게다가 아빠가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기에 (이)정후가 멘틀적으로 흔들리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다. 차라리 다른 종목을 했다면 내가 문외한이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았겠지만)…. 그래서 축구, 골프, 쇼트트랙 등 다른 종목을 많이 시켜 봤다. 그런데 정후가 어릴 적부터 두드러진 게 공으로 하는 종목을 잘하더라. 야구공, 테니스공, 축구공을 원했고 장남감을 사 달라고 한 적이 없다. 심지어 책상 아래로 슬라이딩을 하더라. '나중에 뭐 하려고 그러지' 싶었다. 마음속으로는 '야구는 하면 안 될 텐데'라고 생각했다. 나 때와 환경도 다르고, '헝그리 정신'도 부족한 것 같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거나 프로에 진출하면 많이 힘드니까 '야구 말고 다른 종목을 해 보라'고 권유도 했다. 엄마의 선택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정후의 야구 입문과 관련해) 두려움이 앞섰다. 프로에서 성공하기 전까지 엄청 불안하고 초조했다."여= "역시나 (여)서정이가 체조를 하려고 할 때 나도 말렸다. 아내가 2009년 국가대표 체조 코치를 역임할 때 자연스럽게 서정이가 체조장에서 놀곤 했다. 체조를 따라 하는데 곧잘 하더라. 큰딸보다 (여)서정이가 훨씬 잘하더라. 어느 날 (여)서정이가 '체조를 하고 싶다'고 해서 당황했다. 그래서 용인대 체조 영재센터에 보냈다. 20명 정도 있었는데 눈에 확 띄었다. 계속 체조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서정이가 어렸을 때 서울과 광주에 있는 학교를 다녀서 떨어져 지냈는데, 주말에 학교에 데려다주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더라. 또 몇몇 부모들은 서정이의 체조부 생활을 반대했다. 담당 코치가 내 제자뻘이니까 '본인 자식이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지금도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고 있다."이= "나도 (이)정후 학창 시절 때 일부러 학교를 한 번도 안 찾아갔다." -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은 것 같나.이= "당연하다. 어떤 플레이를 하면 '나도 그랬는데 비슷하네'라고 가끔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DNA는 물려받더라도 가르침은 엄마의 영향력이 크다. 100을 놓고 보면 엄마의 몫이 90%라고 본다. 아빠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면, 엄마가 인성을 비롯해 그외 많은 교육을 맡는다. 별로 (이)정후에게 많은 말을 하진 않는다. 올봄에 좋은 활약을 펼치다 여름에 나태해지기에 식사 자리에서 한 번 엄청 질책했다."여= "나도 엄마의 역할에 동의한다. 기량은 나보다 나은 것 같다."이= "제수씨도 체조선수 출신이니까."여= "(웃음) 서정이에게 '체조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국가대표 5명을 뽑는데 실력이 엇비슷해 5등으로 겨우 선발되면 '부모의 영향력 때문에 뽑혔다'는 이야기가 나돌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이= "그렇지."- 이번에 메달 획득을 각각 그라운드와 중계 부스에서 봤다.여= "내가 더 긴장되더라."이= "말 안 해도 알 것 같다. 속으로 얼마나 '넘어지지 마라'고 (기도를) 했는지…." 여서정과 여홍철 부녀/연합뉴스여= "아버지의 마음으로 응원하는 게 아니라 해설위원으로서 전달해야 되는 입장이니 속마음과 달리 (흥분과 긴장감을) 자제하려고 노력했다."이= "나 역시 억누르게 되더라. 금메달을 획득하면 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제 됐다' 싶었다. 정후한테 고맙더라. 이제 갓 스무 살 된 선수가 1번 타자를 맡으니 내가 더 부담스럽더라. 아무리 약팀과 승부라 해도 잘 헤쳐 나가야 했다. 농담이지만 김재현 코치한테 '(이)정후를 9번 타순에 넣어 줘. 타선이 적게 돌아가도록'이라고 한 적도 있다. 판단력과 선수 보는 안목이 좋은 김 코치가 '정후는 충분히 1번을 맡겨도 잘할 겁니다'라고 하더라. 사실 1루 베이스코치와 주자로 만나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되니 감정 표현을 거의 안 했다. 또 일본과 대만전은 투수 견제력을 알려 주고 대표팀 아웃 카운트도 다시 한 번 주지시켜 줘야 한다. '리드 폭과 주저하면 다치니까 슬라이딩을 거칠고 빠르게 하라' 등 기술적 조언을 처음 해 줬다."여= "당시 예정된 TV 중계가 태풍 북상으로 취소됐다. 당시 KBS2 채널에선 여자 배구 (가장 관심을 모은) 한국-중국전 예선 중계가 잡혀 있었다. 그래서 중계 직전까지 편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서정이가 출전한 체조 종목 중계로 대신했다. 그날 서정이가 금메달을 못 땄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하더라." - 자식 자랑을 한다면.이= "칭찬할 게 없다. 아들이라 그런지 대화도 많이 하지 않는다. 엄마가 바라는 아들의 역할도 못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해한다. 선수 시절을 떠올리면 습성이 나와 비슷하다. 야구선수는 하루에 10시간을 잠자고, 10시간은 그라운드에서 생활한다. 남자들은 집안에서 인터넷, 게임, 친구들과 연락하며 시간을 대부분 보내지 않나. 엄마가 잔소리하면 PC방 혹은 카페에 가더라. 사실 나도 그렇게 해 왔다. 그래도 아빠처럼 좀 더 엄마에게 살갑게 대하는 아들이 됐으면 한다." - 그래도 칭찬한다면. 이= "칭찬할 만한 게 없다. 딱 한 가지, 지금까지 사고를 안 치고 무난하게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여= "운동 외적으로 보면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퍼 주기도 하고. 나와 엇비슷한 것 같다. 쉬는 날엔 친구나 선후배들과 나가서 같이 놀고, 성격이 모나지 않아 좋은 것 같다." 이종범과 이정후 부자/연합뉴스- 자녀에게 기술적인 조언도 하나.여= "내가 지도하고 싶어도 한창 배워 가는 단계에서 서정이가 헷갈려 할 수 있다. 어릴 때 집에서 체조에 관해 얘기하면 '아빠, 나 쉬면 안 돼'라고 하더라.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특별히 얘기하지 않는다. 본인이 답답하면 먼저 연락해서 물어 온다. 그러면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 달라고 한 뒤 조금씩 조언해 주지만 될 수 있으면 안 한다. 대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서정이한테 연락이 올까 말까 한데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연락을 정말 많이 해 오더라. 아무래도 국제 종합대회는 처음이어서 그랬나 보다. 그만큼 긴장했다는 의미다."이= "절대 물어 온 적이 없다. 눈빛만 봐도 알기 때문에 '무조건 쉬라'고 한다. 정타가 안 나오면 체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그럴 땐 '밖에 나가지 마라'고 할 뿐이다." - 이종범 코치는 올해 이정후를 보기 위해 잠실구장 외야에서 관전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힌 적이 있다. 자녀 몰래 가끔씩 경기장에 방문하나.이= "그때가 처음이었다. 너는?"여= "심판위원도 역임하고 있어 경기장에서 서정이의 모습을 항상 본다."이= "맞다. 사실 당시 에피소드가 있다. 아내가 '잠실구장을 한 번 가 보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부러 외야석으로 가자고 했다. 괜히 중앙에서 보면 '(선수 출신이라) 대접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올까 봐, 또 팬들이 몰릴 수 있어서였다. 아내가 '모자를 쓰고 가는데 어떻게 당신을 알아보냐'고 하더라. 그래서 장난으로 50만원 내기를 했다. 티켓을 끊고 외야석에 들어선 지 1분 만에 내가 이겼다. 아내가 '이제는 당신하고 함께 야구장에 못 오겠다'고 하더라." - 그동안 '이종범의 아들' '여홍철의 딸'이 아닌 이젠 'OOO의 아버지'로 많이 불릴 것 같다.이= "그렇다. 또 그게 맞다고 본다. 솔직히 '이종범'보다 '정후 아빠'라는 이야기가 훨씬 더 듣기 좋고 대접받는 것 같다. 아들(이정후)이 실력으로 이겨 냈고."여= "'서정이 아빠'라는 수식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사실 여홍철, 여서정 각자로 불렸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서로 부담이 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고른다면) '서정이 아빠'가 낫다. 나는 이제 가는 세월이고.(웃음)"이= "차범근 감독의 아들 차두리 선수가 정후를 만나 '네 마음을 잘 알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2세 선수들은 얼마나 부담감이 크겠나. 오히려 우리들이 얘들한테 미안하다. 아빠보다 뛰어나면 더 좋다."여= "마찬가지다. 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부모 마음이다." - 서로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한다면. 이= "홍철이는 대학교수를 역임하고 있고 체조계에서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앞으로 건강하고 생각대로 다 이뤘으면 한다." 여= "어릴 적부터 해태팬이었지만 형이 한화에서 코치 생활을 할 땐 한화팬이 되기도 하더라."이= '(웃음)'여= "팬으로서 후배로서 형이 앞으로 감독까지 맡았으면 한다. 그래야 주변에 또 자랑할 수 있다.(웃음)"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8.09.21 06:00
경제

'미투쇼크' 스웨덴 한림원···"올해 노벨문학상은 없다"

유명 사진작가의 성추문과 관련해 호된 홍역을 치른 스웨덴 한림원(swedish academy)이 올해 노벨문학상 선정과 시상을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내년 2019년도에 수상자를 두 명 선정하기로 했다. 노벨문학상 시상이 수상자의 거부가 아니라 선정위원회 측 이유로 불발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이후 75년 만에 처음이다. 한림원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 가을 예정된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는 취소됐으며, 2019년 두 명의 수상자를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안데르스올손 한림원 사무총장 대행은 “한림원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따른 결정”이라며 “선정위원들은 신뢰 위기를 극복하려면 장기적이고 강력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18명의 종신위원으로 구성된 한림원은 매년 노벨문학상 선정위원회를 겸해 왔다. 비활동 회원 2명에다 최근 성추문 사태 이후 6명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활동위원이 현재 10명뿐이다. 이번 파문은 지난해 11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전 세계를 강타하던 중 여성 18명이 프랑스계 스웨덴 사진작가 장 클로드 아르노에게 10여년 간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아르노는 한림원 종신위원인 아내 카타리나 프로텐손과 함께 스웨덴 문화계 및 한림원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문화계 파워맨으로 활약해 왔다. 아르노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들 부부에 대한 부당한 재정 지원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 한림원의 위상이 삽시간에 추락했다. 한림원의 미온적 대응에 항의해 종신위원들이 잇따라 사의를 밝히고 사라 다니우스 종신 사무총장까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총 6명이 자리를 내놨다. 1786년 설립된 한림원에서 종신위원의 이 같은 집단 사퇴는 유례없는 일이다. 관련기사 '미투' 후폭풍에 노벨문학상 뽑는 스웨덴 한림원 집단 사직 스웨덴 왕세녀도 더듬었나, 한림원 뒤흔든 '나쁜손' 나아가 지난달 29일엔 아르노가 2006년 한림원의 한 행사에서 스웨덴 왕위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공주의 몸을 더듬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나왔다. 때문에 올해 문학상 시상이 예년처럼 진행되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 일찌감치 제기됐다. 저명한 페미니스트이자 문학 연구가인 에바 위트 브랫스트롬은 CNN 인터뷰에서 “올해 노벨상 시상이 제대로 될 것 같지 않다. 어떤 작가가 이런 조직에서 상을 받고 싶어 하겠느냐”고 개탄했다. 일단 노벨상 선정을 취소하면서 한림원은 조직 정비부터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저명한 문학가·학자들로 구성되는 한림원 종신위원은 규정상에는 사퇴라는 개념이 없다. 하지만 이번 파문이 불거진 뒤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는 종신 위원의 사퇴를 허용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웨덴 한림원 사태는 문학상에만 관계된 것으로 나머지 물리·생리의학·화학·경제학상과 노르웨이에서 수여하는 평화상은 예정대로 오는 10월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5.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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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김정화, 논스톱 리즈시절에서 현재까지... "눈물도, 미소도 아름다워"

10일 밤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에 출연한 김정화가 '논스톱''1%의 어떤 것' 등 당대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리즈 시절에서 결혼하여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현재의 이야기까지 가감 없이 털어놓아 시청자들의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을 자극했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의 모든 남심을 강타했던 스타를 주제로 임성언과 동반 출연한 김정화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과 행복한 미소가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승환의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김정화는 '논스톱' '백설공주''1%의 어떤 것' 등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 복도마다 팬들의 메시지가 가득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데뷔 후 5년 뜻하지 않게 들어선 연기자의 길에서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고민이었던 시절 연극 무대에서 직접 관객과 만나고 선배들의 혹독한 질책도 받으며 슬럼프를 극복했다고. 또한 '인기가요' 진행을 맡았던 풋풋했던 시절 배우에게도, 가수에게도 대시를 받았던 일화도 털어놓았다. '택시'의 도착지에서는 김정화의 응원을 위해 결혼 후 처음으로 방송에 동반출연한 남편 유은성과의 다정한 모습 역시 눈길을 끌었다.엄마가 되고 난 후 돌아가신 어머니가 더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눈시울도 함께 적시게 했던 김정화가 언제나 작품을 함께 모니터하고 때로는 질투도 하는 남편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따뜻하고 아름다웠다.이에 방송이 끝나자 "오랜만에 옛 추억이 되살아난 느낌" "두 분 모두 예전 그대로 아름다워요." "행복한 모습이 보기 좋다" 등 그 시절 사랑했던 그녀들에 대한 추억과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김정화는 CBS 간판프로그램 '새롭게 하소서'의 진행자로 방송에 복귀, 브라운관에 따뜻한 행복을 전하고 있다.이인경 기자 lee.inkyung@jtbc.co.kr 2017.05.11 11:25
경제

'갑질' 피자헛·미스터피자 고전…중소형 피자 약진

피자 업계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대형 브랜드 빅3 중 두 곳이 고전하고 있는 사이에 중소형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실적이 나쁜 빅2는 '갑질' 논란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곳으로 인과응보라는 지적이다. 주춤하는 대형 피자…도미노만 성장26일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은 2015년을 기준으로 한 10개 피자 프랜차이즈 비교 정보를 공개했다.이에 따르면 10개 피자 브랜드 중 2015년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은 곳은 도미노피자였다.도미노피자는 피자헛·미스터피자를 포함한 빅3 피자 브랜드 중 유일하게 실적이 증가했다.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1953억원으로, 2014년 1805억원보다 8.2% 증가했다. 2013년에는 1703억원으로 최근 3년 동안 매년 100억원 이상씩 꾸준히 늘었다.영업이익도 증가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 132억원보다 72% 급증했다. 2013년 112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2배 이상 늘었다.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실적 성장 이유에 대해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맹점과 원활하게 소통한 것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반면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다.피자헛의 지난해 매출은 893억원으로, 2014년(1142억원) 보다 249억원이나 감소했다. 피자헛은 2013년 매출이 145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년 줄고 있다.영업손실도 2013년 2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작년에는 206억원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더구나 피자헛은 장사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이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피자헛 레스토랑형 매장을 하려면 최초 가맹비 8852만원에 인테리어·설비 및 집기 등 비용 3억7800만원으로 총 4억6652만원을 내야 한다. 가맹점 면적 100㎡(약 30평) 이하 형태에서도 피자헛 배달 형태의 창업비용은 2억3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미스터피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운영사 MPK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103억원으로, 2013년(1703억원), 2014년(1428억원)에 이어 계속 하락세다.영업이익도 매년 줄다가 지난해 7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가맹점 폐점률도 7.5%로 빅3 피자 브랜드 중 가장 높았다. 2014년에는 0.9%에 불과했던 것이 1년 사이에 8배 가량 급증했다.부진의 늪에 빠진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공교롭게 지난해 갑질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피자헛은 가맹점주들에게 강제로 합의서를 요구해 가맹계약서에는 없는 어드민피를 받아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스터피자는 광고판촉비를 가맹점주에게 전가하고 원재료를 비싸게 납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심지어 올해는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하는 등 논란으로 벌써 60여 곳이 문을 닫았다.MPK그룹 관계자는 "최근 다이닝(외식) 사업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다보니 기존 사업자들이 업종을 전환하는 등으로 가맹점주들이 많이 빠지면서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중소형 피자 '약진'빅2 브랜드가 주춤하는 사이 중소형 브랜드들은 약진했다.피자알볼로는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이 5억2145만원으로 도미노피자 다음으로 높았다. 이는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이 4억원대인 미스터피자와 피자헛보다 높은 수준이다.가맹점 증가율도 26.3%로 가장 높았고, 신규 개점률도 20.8%에 달했다. 지난해 폐점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성장성 측면에서도 피자알볼로는 자산 증가율이 116%로 가장 높았다.오구피자는 부채비율 13.3%로 가장 낮고 자본비율은 88.1%로 가장 높아 안정성이 가장 우수했다.가맹점 수로는 피자스쿨이 822개로 가장 많았다.피자나라치킨공주는 3.3㎡(약 1평) 면적 당 소요되는 인테리어 비용이 154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166.5%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폐점한 가맹점은 없었다.뽕뜨락피자는 가맹점 신규개점률이 21.9%로 가장 높았지만 폐점률도 8.7%로 높은 수준이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6.12.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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